- 지리산 일대에 고립돼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
-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
- 남획과 밀거래 가능성 높아 국민들의 적극적인 보호 노력 필요
7월의 '내 사랑 멸종위기종'이 공개됐다.
멸종·기후위기 뉴스미디어 뉴스펭귄은 12일 '내가 사랑하는 이달의 멸종위기종'(이하 '내 사랑 멸종위기종')으로 창언조롱박딱정벌레를 선정해 발표했다.
창언조롱박딱정벌레는 전라북도와 경상남도 지리산 일대에 고립돼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다.
전체적으로 금속성 광택을 띠는 검은색이며 부위별로 청록색, 보라색, 적동색 등을 띤다. 몸길이는 약 25~29mm이다. 5월부터 9월 사이에 출현한다.
연구사례가 적고 사람들의 관심도 역시 낮으나, 이는 오히려 창언조롱박딱정벌레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만천곤충박물관 김태완 관장에 따르면 한때 남획으로 감소한 이 곤충의 개체수는 현재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고지대에만 사는 데다가 야행성이라 사람과 마주칠 일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다만 남획될 소지가 다분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창언조롱박딱정벌레는 화려하고 영롱한 생김새와 더불어 한국 고유종인 만큼 희소성이 커 해외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김 관장은 "알록달록한 색감과 볼록한 등이 실제로 보면 정말 예쁘다. 생물학적으로 고유종인데다 아름답기까지 하니, 고가에 몰래 채집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이유로 환경부가 나서서 2012년 창언조롱박딱정벌레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으나, 현재까지도 이 종을 향한 국민들의 보호 인식은 현저히 낮다. 뉴스펭귄이 7월의 멸종위기종으로 창언조롱박딱정벌레를 선정한 이유다.
뉴스펭귄의 '내 사랑 멸종위기종'은 독자들과 함께 전개하는 멸종저항 액션 프로젝트다.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민들의 구체적 행동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멸종위기종을 친구 또는 연인처럼 아끼고 사랑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국민들이 멸종위기종을 늘 간직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미술작품(그림)으로 제작해 공개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한글로 멸종위기종을 그리는 '숨탄것들' 진관우 작가가 창언조롱박딱정벌레를 독특한 화법으로 그려 제공했다.
창언조롱박딱정벌레 작품은 뉴스펭귄과 이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주관하는 테크미디어 기업 퍼블리시가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발행한다. 프로젝트 참가자들에게는 희귀성 강한 이 NFT를 증정한다.
뉴스펭귄 오승일 편집국장은 "이름도 길고 생소한 창언조롱박딱정벌레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곤충이지만, 국내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인데다 실제로 보면 매우 예뻐서 남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세계 곤충 수집가들이 선호는 개체이기 때문에 국가는 물론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펭귄은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내 사랑 멸종위기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구상나무(12월), 까치상어(1월), 뿔쇠오리(2월), 수원청개구리(3월), 대모잠자리(4월), 눈다랑어(5월), 수달(6월) 등 동식물이 이달의 멸종위기종으로 선정됐다.